[스타인뉴스 장은송 인턴기자] 배우들의 연기와 대사만으로 감정을 다 표현하지 못할 때 우리는 배경음악으로 쓰이는 OST를 듣고 몰입할 때가 있다. 어느 순간부터 음원 사이트에도 OST가 상위권을 차지하고 있다. 이제 드라마에 없어서는 안 될 요소 중 하나가 된 OST 중 몇 개를 추천하고자 한다. 역시 주관적인 의견임을 미리 양해 부탁드린다.
이선희 - 여우비 (SBS '내 남자친구는 구미호' OST)

사랑을 아직 난 몰라서
더는 가까이 못가요
근데 왜 자꾸만 못난 내 심장은
두근거리나요
사실 이 노래를 듣다가 'OST 추천글을 써야겠다'라는 생각을 했대도 과언이 아니다. SBS에서 방영한 드라마 '내 여자친구는 구미호'는 우연히 만난 구미호와 사랑에 빠지는 한 남자의 이야기이다. 드라마 초반에는 구미호 역을 연기한 신민아 배우의 사랑스러움에 모두 빠졌지만 중반부터는 구미호가 죽을 수도 있음에도 차대웅(이승기)을 좋아하는 절절한 내용도 나온다. 이런 장면마다 나온 게 이선희의 '여우비'. 이선희의 애절한 감성과 강약을 조절하는 목소리가 구미호와 인간의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한층 더 깊게 와닿게 한다. 서로 좋아하는 걸 뻔히 알면서 자꾸 엇갈리는 두 주인공 너머로 이 OST가 들릴 때마다 안타까워서 눈물을 흘렸던 기억이 난다.
안예은 - 상사화 (MBC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 OST)

사랑이 왜 이리 아픈가요
이게 맞는가요 나만 이런가요
하얀 손 한 번을 못 잡고서
이리 보낼 순 없는데
안예은은 동양풍의 목소리가 정말 매력적인데 심지어 본인에 맞는 곡을 잘 만든다. 안예은의 노래를 듣고 있으면 한국 정서 특유의 한이 느껴진다. 그녀는 SBS 'K팝 스타'에서 자작곡 '홍연'을 선보인 적 있다. 비록 결승전까지 진출은 하지 못했으나 시청자들의 폭발적인 관심으로 따로 곡을 낼 수 있었다. 이후 MBC 사극 드라마 '역적 : 백성을 훔친 도적'을 통해 OST를 발표했는데 주인공 홍길동(윤균상)의 기구한 삶과 너무 잘 어우러졌다. 단순한 연인과의 사랑이 아니라 부모님에 대한 연민과 죄책감이 한데 어우러진 복잡한 감정을 드러낸다. 이 노래는 TV 조선 '미스트롯'에서 홍자가 불러 화제가 되기도 했다.
헤이즈 - 운명이 내게 말해요 (KBS '동백꽃 필 무렵' OST)

왜 난 딱 하루라도 왜 한순간만이라도
행복한 사람으로 살 수는 없을까요
떠나야 하네요 운명이 내게 말해요
널 밀어내라고 더 아파하라고
작년 한국을 '동백이 신드롬'으로 이끈 드라마. 동백이(공효진)를 보고 있으면 마음이 짠했다. 어릴 때 (오해긴 했지만) 엄마가 나를 고아원에 버리고 임신은 했는데 애 아빠와는 헤어지고. 황용식(강하늘)이 쫓아다닐 때마다 동백이는 입버릇처럼 "안 좋은 팔자는 모두 나한테 꼬였다."라고 말했다. 그래서 용식에게도 재수가 옴 붙을까 봐 밀어낼 수밖에 없었다. 이 곡은 헤이즈가 직접 작사, 작곡을 맡았는데 가사를 쓸 때 "마음 놓고 평범하게 사랑하고 싶은데 그럴 수 없는 운명을 가졌다고 믿는 동백이의 심정을 담아냈다."라고 밝혔다. 서정적인 피아노 선율과 함께 안타까운 동백이의 상황이 떠올라 마음 한편을 시큰하게 만든다.
심규선 - 내 맘속의 눈물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 OST)

내 맘 속의 눈물 이제는 더 이상
너에게는 보이지 않는 것일까
철없던 날들에 곁에 머물러준 그대는
아직도 내겐 잊을 수 없는 꿈인데
이 OST 역시 심규선이 직접 작사, 작곡했다.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는 열일곱에 코마에 빠져 서른이 돼 깨어난 우서리(신혜선)와 세상과 단절하고 살아온 공우진(양세종)의 이야기다. 심규선의 부드러운 목소리와 풍부한 감정이 두 남녀 주인공의 상처를 보듬어주는 것 같다. 특히 가사가 서정적인 곡으로 드라마 전체 줄거리와 어우러져 마치 우서리의 독백 같은 분위기를 자아낸다. 심규선은 작사 과정을 통해 "물결처럼 부드럽게 전해져 오되 햇살 같은 화사함과 달빛 같은 서글픔을 동시에 간직한 노래를 만들고 싶었다”라고 말했다. 그녀가 말한 대로 이 곡을 듣고 있으면 주인공들의 애틋한 감정이 전해지는 것 같다.
V - Sweet Night (JTBC '이태원 클라쓰' OST)

How could I know
One day I’d wake up feeling more
But I had already reached the shore
Guess we were ships in the night
오늘 6시에 발매된 따끈따끈한 신곡으로 평소 연예계 절친으로 유명한 박서준의 연기와 뷔의 노래가 만났다. 이 곡은 고등학교 중퇴에 아버지까지 돌아가시고 외롭고 쓸쓸한 수많은 밤을 지낸 박새로이(박서준)에게 그의 포차 이름과 같은 단밤을 선물하는 노래다. 어쿠스틱 기타로 시작해 이어지는 뷔의 감미로운 목소리가 귀에 감긴다. 또한 곡의 후반부에 나오는 그의 달달한 허밍은 노래 제목 'Sweet Night'과 잘 맞아 떨어진다. 지친 몸을 이끌고 집에 돌아와 자기 전 이 곡을 들으면 마치 누군가가 고생했다며 토닥여줄 것 같아 괜히 콧잔등이 시큰해진다.
지금까지 드라마를 볼 때 OST는 예사로 들었다면 오늘부터는 귀도 쫑긋 열어보는 게 어떨까. 의외로 내 취향에 맞는 노래를 찾을 수도 있고 극에 더 집중할 수 있는 효과까지 얻을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