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뉴스 장은송 인턴기자] 코로나19가 언제 사그라들지 모르는 지금, 사회적 거리두기를 실천할 때. 인스타그램에도 아예 '집콕 중'이라는 해시태그가 유행하듯 집에만 있어야 하는데, 심심하고 뭘 해야 할지 모를 때 가볍게 보기 좋은 드라마를 추천하겠다. 참고로 드라마 덕후인 본인의 개인 취향이 듬뿍 들어가 있다는 점은 미리 양해 바란다.
◆ JTBC '뷰티인사이드'

서현진, 이민기 주연의 뷰티 인사이드. 한 달에 일주일 타인의 얼굴로 살아가는 여자와 일 년 열두 달 타인의 얼굴을 알아보지 못하는 남자의 조금은 특별한 로맨스를 그린 드라마이다. 영화 '뷰티 인사이드'와 설정은 비슷하지만 전개는 완전히 다르다.
여자 주인공들이 남다르고 빛을 발휘하는 드라마를 보고 싶다면 무조건 나는 뷰티 인사이드를 말한다. 서현진 분이 맡은 한세계는 얼굴이 달라지는 큰 병(?)에 걸렸지만 오히려 그걸 무기 삼은 톱스타이다. 그리고 이다희 분이 맡은 강사라는 드라마 러브라인 계에 한 획을 그었다. 보통 신데렐라 구원 스토리 하면 여자 주인공이 백마 탄 왕자님을 만나 사랑에 빠지는데 여기서 강사라는 하나님을 상대로 거래까지 한다는 점. 다른 남자 주인공들에게는 미안하지만 한세계와 강사라가 함께 나오는 장면이 가장 멋있었고 많은 시청자들을 설레게 했다는 후일담도 있다.
또한, 뷰티 인사이드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까메오들. 한세계가 계속 얼굴이 바뀌는 설정이다 보니 다른 배우분들도 한세계 역으로 많이 나왔는데 개그맨 김준현 분부터, 배우 김민석 분, 라미란 분까지 그야말로 초호화 라인업이었다. 특히 라미란 배우님이 나오기 전, 기사로만 접했을 때엔 당연히 코믹 연기겠구나 생각했는데 막상 엄마가 돌아가셨지만 한세계 본인이 아닌 바뀐 모습이라 장례식에도 가지 못하는 상황으로 아주 눈물 콧물 모두 싹 뺐다.
◆ tvN '이번 생은 처음이라'

정소민, 이민기 주연의 이번 생은 처음이라. 집 있는 달팽이가 세상 제일 부러운 '홈리스' 윤지호와 현관만 내 집인 '하우스푸어' 집주인 남세희가 한집에 살면서 펼쳐지는 수지 타산 로맨스이다. 많은 사람들이 인생 드라마라고 골랐다.
잔잔한 감성에 매회 공감할만한 대사를 원한다면 '이번 생은 처음이라'를 추천하겠다. 조금 부끄러운 이야기지만 정소민 분이 맡은 윤지호의 상황이 나랑 비슷할 때가 많아서 그의 내레이션에 눈물을 글썽였던 적이 한두 번이 아니다. 장르는 로맨스지만 본질은 인간의 삶을 다룬 드라마인 것 같다. 모든 사람들이 처음인 삶을 살고 다 서툴지만 어떻게든 살아가고 있으니 나도 그렇게 살아가면 된다는 위로를 주는 그런. 극 중에서 내가 좋아하던 지호의 대사를 하나 올려두겠다. "세상이 나아질 리가 없으니 당연히 내 인생도 나아질 리가 없다. 다 나은 내일이 아니라 최악의 내일을 피하기 위해 사는 걸지도 모른다."
또 이번 생은 처음이라는 OST들도 모두 감성적이었다. 특히 나는 벤의 '갈 수가 없어'를 좋아했는데 위에 적었던 이유와 마찬가지로 벤의 아련한 목소리가 내 삶을 보여주는 것 같았다. 실제로 시청자들은 이 OST가 깔릴 때마다 실시간 음원 차트나 검색어에 올라 "나는 내가 힘든 줄 몰랐는데 이 노래를 듣고 많이 울었다."와 같은 반응을 보였다.
◆ SBS '질투의 화신'

공효진, 조정석 주연의 질투의 화신. 질투라곤 몰랐던 마초 기자와 재벌남이 생계형 기상 캐스터를 만나 질투로 스타일 망가져 가며 애정을 구걸하는 양다리 로맨스이다. 로맨틱 코미디에서 로맨스는 20%, 코미디가 80%를 차지하는 드라마다.
위의 이번 생은 처음이라가 완전히 감성 촉촉한 드라마였다면 '질투의 화신'은 180도 다르다. 소위 말하는 병맛이지만 절대 B급은 아닌 드라마다. 매 회 작가가 배우들 웃음 참기 챌린지를 하나? 생각이 들 정도로 어쩜 그렇게 맛깔난 대사를 쓰고 배우들은 그런 코믹 연기를 물 흐르듯이 자연스럽게 한다. 스토리도 유별나다. 남자인데 유방암에 걸린 이화신부터, 그를 10년 동안 짝사랑하던 표나리. 대사나 행동이 오버스러워 자칫하면 발연기 소리를 들을 법 했는데 이미 믿고 보는 배우로 유명한 두 배우가 뭉쳤으니 작가와 감독이 얼마나 든든했을까.
그렇다고 코믹한 부분이 전혀 전개에 방해가 될 정도는 아니었다. 오히려 로맨스가 나올 때는 화끈하다. 그도 그럴 수밖에 없는 게 기상 캐스터가 뉴스 기자를 짝사랑한다는 서사가 완벽하고, 그 뉴스 기자는 지금까지 기상 캐스터인 표나리를 거들떠보지도 않다가 드라마 제목처럼 질투라는 감정에 순식간에 불이 붙는다. 덕분에 둘의 탈의실 키스신은 "격정적이었다"라는 타이틀로 순간 시청률 15.7%를 기록해 동시간대 1위를 거머쥐었다.
언제 다시 마스크를 벗고 일상에서의 행복을 누릴 수 있을진 모르겠지만, 그전까지는 이런 드라마 한 편 정주행하면서 소소한 행복을 누리는 것도 괜찮지 않을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