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커만 인종차별, "한국인의 DNA에 예술성이 없다” 발언 논란
주커만 인종차별, "한국인의 DNA에 예술성이 없다” 발언 논란
  • 박규범 기자
  • 승인 2021.07.14 10: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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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뉴스 박규범 기자] 이스라엘 출신 바이올린 거장 핀커스 주커만(73)이 “한국인의 DNA에 예술성이 없다”는 취지로 아시아계 학생들에게 인종 차별 발언을 해 논란에 휩싸였다. 그는 1967년 레벤트리트 콩쿠르에서 정경화와 공동 우승한 이후 오랜 기간 라이벌 관계를 유지하고 있다. 아시아계 음악인들은 미국 클래식 음악계의 인종 차별을 지적하고 있다.

13일 음악 전문지 바이올리니스트닷컴과 한국계 음악인 커뮤니티 등에 따르면 주커만은 지난달 25일 뉴욕 줄리아드 음악학교에서 열린 온라인 마스터클래스 중 한국인의 음악 표현력이 떨어진다고 지적했다. 그는 아시아계 학생 2명의 연주가 성에 차지 않자 “바이올린은 노래하는 악기다” “노래를 불러보라” “한국인들은 노래하지 않는다는 것을 안다”고 했다. 악기 연주에서 ‘노래’는 악보대로 정확히 연주하는 것을 넘어 곡을 서정적으로 표현하는 것을 의미한다.

주커만은 학생이 한국인이 아니라고 하자 “그럼 어디 출신이냐”고 물었고, 일본계라는 답변에 “일본인도 노래하지 않는 것은 마찬가지”라고 했다. 주커만은 재차 “한국인은 노래하지 않는다”며 “그건 그들의 DNA에 없다”고 했다. 100여 명의 학생과 교수들이 지켜보고 있었고 주커만의 발언은 논란에 휩싸였다. 줄리아드 측은 홈페이지에 올린 녹화분에서 주커만을 뺐다.

주커만은 그 다음 주 “문화적으로 무감각한 언급이었다”며 “학생들에게 사과하고 싶다”는 성명을 냈다. 교수로 재직 중인 맨해튼음대 동료들에게도 “잘못된 말을 했고 많은 사람에게 상처를 입혔다”는 이메일을 보냈다. 그러나 비판은 가라앉지 않고 있다.

아시아계 음악인들은 페이스북 그룹을 만들고 차별 경험을 공유하며 대응에 나섰다. 이들은 ‘#보이콧 주커만’이라는 해시태그(검색을 편하게 하는 표시)를 달고 주커만이 이전부터 아시아계에 대한 인종 차별 발언을 수차례 해왔다며 공론화하고 있다. 주커만이 “중국인들은 결코 메트로놈을 사용하지 않고 단지 빠르고 시끄럽게 (연주)할 뿐”이라며 “여러분은 빠르고 시끄러우면 최고인 줄 아는데 그렇게 생각하지 말라”고 하는 영상도 소셜미디어(SNS)에 퍼지고 있다.

뉴욕타임스는 “미국에서 아시아계 연주자들은 기계처럼 연주하고 감정이 없다는 편견에 시달렸다”며 “음악계의 우려가 커지고 있다”고 보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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