돼지 심장 사람 이식, "새 역사 썼다" 이식받은 환자 사흘째 회복중
돼지 심장 사람 이식, "새 역사 썼다" 이식받은 환자 사흘째 회복중
  • 김학철 기자
  • 승인 2022.01.12 10:30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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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뉴스 김학철 기자] 미국에서 세계 최초로 돼지의 심장을 인체에 이식하는 수술이 진행됐다. 통상 동물의 장기를 인체에 이식할 경우 즉각적인 거부반응을 보이지만, 이식받은 환자는 사흘째 회복 중으로 높은 성공 가능성을 보이며 기대감을 모으고 있다.

10일(현지시간) AP통신에 따르면 미국 메릴랜드대 병원은 지난 7일 시한부 환자 데이비드 베넷(57)의 동의를 받고 이같은 수술을 진행했다. 베넷은 인체 장기를 이식받지 못해 다른 선택지가 없는 상황으로 알려졌다.

동물 장기 이식 시에는 즉각적인 거부반응이 문제로 지적되어 왔다. 이번에는 유전자 조작을 통해 이러한 거부반응을 일으키는 세포 내 당을 제거한 돼지 심장을 사용했다.

베넷은 수술을 앞두고 "죽거나 돼지 심장을 이식받거나둘 중 하나"라며 "성공할 가능성이 없는 시도라는 걸 알지만, 마지막 선택"라고 말했다.

AP통신은 "이번 수술이 성공적일지는 아직 판단하기 이르지만, 언젠가 생명을 구하는 이식을 위해 동물의 장기를 사용하려는 수 십 년간의 여정에서 의미있는 한 걸음을 내딛게 됐다"고 평가했다.

8시간의 심장 이식 수술을 집도한 바틀리 그리피스 박사는 "심장 박동도 있고, 혈압도 정상적이며 제대로 작동한다. 완전히 그의 심장이 됐다"며 "매우 흥분된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베넷은 수술을 받은 지 3일이 지나 건강상태가 양호하다"며 "이번 이식 수술은 유전자를 변형한 동물의 심장이 급성 거부 반응 없이 사람 심장처럼 기능을 할 수 있음을 처음으로 입증했다"고 자평했다.

미국 정부에 따르면 현재 약 11만 명이 장기 이식을 기다리고 있으며 매년 6000명 이상이 이식 수술을 받지 못하고 사망한다. 동물의 장기를 사람에 이식하는 '이종 장기이식'은 수천 명의 생명을 구할 수 있지만 치명적인 급성 면역거부반응이 걸림돌이었다. 1980년대 캘리포니아대에서 선천성 심장병을 갖고 태어난 아기에게 원숭이 심장을 이식했지만 면역거부반응으로 한 달도 안 돼 사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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