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인뉴스 이상백 기자] 작가 겸 방송인 허지웅이 2년 만에 '작가'로 돌아왔다.
허지웅이 '지금 여기 공동체의 이웃'을 주제로 더불어 살아가는 방법을 묻는 산문집 '최소한의 이웃'을 펴냈다.
허지웅은 23일 온라인 출간 간담회에서 "넘어졌다가 겨우 일어났는데 전보다 더 세게 넘어진 분들에 하고 싶은 이야기를 꾹꾹 눌러 담았다"며 "책을 통해 막연한 희망 말고 삶에 꼭 필요한 평정을 얻었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신간 '최소한의 이웃'은 그의 여섯번째 책이다. 그는 코로나19 대유행 이후 2년여가 흘렀지만 사회가 오히려 더 각박해졌다고 진단했다. 이에 이웃을 향한 분노와 불신을 거두고 나 또한 최소한의 이웃이 될 수 있는 길을 찾는 과정이 담겼다.
'최소한'의 의미에 대해 그는 "이웃 없이는 내가 사는 게 불가능하면서도 이웃으로 같이 산다는 것도 어렵다"며 "그 어려움을 표현할 수 있는 단어를 '최소한'이란 단어로 잡았다"고 설명했다.
예를 들어, 만화 아기공룡둘리에 등장하는 고길동이 대표적이다. 그는 "고길동은 이웃에 대한 인류애가 있기에 둘리를 내쫓진 않고 품었다"며 "고길동이야말로 둘리에게 필요한 최소한의 이웃"이라고 말했다.
허지웅은 "이웃을 사랑해야만 한다고 말한 건 아니다"며 "죽을 때까지 (참된 이웃의) 이상향에는 도달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최소한'이 없다면 위기가 왔을 때 우리 사회는 쉽게 허물어질 수 있다"며 "'최소한의 무엇'으로서 함께 소통하고, 기능해야만 사회도, 나도 살아남을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도 했다.
이번 신간에는 혈액암 투병 당시에 대한 이야기도 실렸다. 그는 2018년 혈액암의 일종인 악성림프종 진단을 받고 8개월간 투병한 바 있다.
허지웅은 "내가 어느 시점까지 살지 몰랐기 때문에 뭘 남길 것이냐는 고민 속에서 전작을 펴냈다"며 "이번 신간은 내가 살 수 있겠다는 희망을 품으면서 가졌던 단상들을 담았다"고 말했다.
산문집 '최소한의 이웃'에는 애정, 상식, 공존, 반추, 성찰, 사유 등을 열쇠말로 총 6부 154편의 짧은 에피소드가 실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