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타인 뉴스 서관민 인턴기자] 지난 2월경 동물행동권 카라에서는 '체험 동물원 폐지를 촉구한다'라는 제목과 함께 평택에 한 동물원에서 자행되고 있는 실태에 대해서 문제를 제기했다. 경기도 평택에 위치한 이 동물원은 90종의 다양한 동물이 있다며 홍보하지만, 어느 동물도 제대로 된 사육환경에 지내는 경우가 없다는 것이 문제제기의 핵심이었다. 그리고 이어서 카라는 '경기도는 해당 동물원에 대한 지도 점검의 의무가 있으며, 열악한 환경이 개선될 수 있도록 경기도 환경정책과에 민원을 넣어달라'고 호소했다.
동물원의 동물들은 행복할까?
동물원에서 유독 불행한 건 다름 아닌 바로 대형 동물들이다. 예컨데 사자와 호랑이는 하루에 활동반경이 적어도 20km에서 100km에 다 다른다. 그러나 이 정도의 활동량을 커버해줄 동물원은 세상에 존재하지 않는다. 대부분의 동물원에서 동물을 유치하는 공간은 제한적이다. 이렇게 제한적인 공간에서 오랫동안 지내온 동물들은 외적인 건강은 물론 심한 경우 '정형행동'을 보이기도 한다. 정형행동은 한 동작을 계속해서 반복하는 (예를 들어 좌우로 왔다갔다 하는 행동들) 일종의 정신병과 같다. 만약 그럼에도 동물원에는 사자나 호랑이와 같은 맹수가 필수적으로 존속해야 한다고 한다면, 가능한 한 최대한 그들이 지낼 만한 공간을 충분히 확보해 주어야만 한다. 그러나 이 동물원의 사자는 자신의 몸에 몇 배 되지 않은 곳에서 동물로서의 본능을 박탈당한 채 살아야만 했다.
동물행동권 카라에서는 2월 초 카라 활동가들이 현장을 조사했을 때의 에피소드를 설명했다.
'사자가 보이지 않아 직원에게 물으니 “더 넓은 곳으로 갔다”는 말을 했습니다. 하지만 관청에 문의한바 ‘폐사’된 것을 확인했습니다. 노령으로 인한 자연폐사. 이것이 사자의 마지막 발자취입니다. 이미 이 동물원으로 이동될 때부터 노령이었고, 질병이 있었다고 하지만 사자에 대한 복지를 진정으로 생각했다면 타일과 시멘트로 뒤덮힌 환경이 아닌, 더 나은 곳으로 가서 마지막 삶을 보낼 수 있었을 것입니다. 그러나 사자는 저런 상태로 끝까지 돈벌이로 이용되었습니다. 나무그늘로 덮인 따뜻한 흙 위에 평온히 누워있는 삶조차 꿈꿀 수 없는 암사자는 결국 그 지옥같은 현실을 죽어야만 벗어날 수 있었습니다. 그런 안타까운 죽음을 거짓말로 기만하고 있는 그들의 행태와 너무도 불필요한 전시동물의 고통을 우리는 언제까지 모른척해야 할까요?'

사자 뿐 아니라 이 동물원의 동물들은 갖가지 문제점들을 가지고 있었다. 이는 비전문적인 동물원의 한계일 수 밖에 없었다. 전문적인 지식이 결여된 동물원의 모습은 체험이라는 명목상의 끔찍한 동물학대 유흥에 지나지 않았다. 카라측에서는 이를 개선하기 위해선 법제도의 개선 시급하다는 의견도 제시했다.
'우리나라 곳곳에는 온갖 종류의 야생동물과 가축들을 집어넣고 그 본래 습성을 무시한 채 전시하며 장사하는 유사동물원들이 난무하고 있습니다. 중요한 것은 체험을 목적으로 운영되는 유사동물원을 법으로 금지하고, 허가를 받아야 동물원을 운영할 수 있도록 기존 등록제를 허가제로 문턱을 높이는 정책이 수립되어야 합니다. 그러기 위해선 관련 법제도의 개선은 불가피합니다'



그 후 3월 6일 카라에서는 해당 민원을 통해 경기도는 내용에 대한 심각함을 인지하고, 해당 동물원에 수의사를 대동하여 시설 점검을 나갔다고 전했다. 그리고 현 동물원의 문제점을 경기도도 동일하게 인식하여 '동물원 및 수족관 관리에 관한법률 제12조(조치명령) 및 제16조(벌칙)에 따라 해당 동물원에 조치 이행 명령 및 고발 예정'이라는 답변을 받았음을 알렸다. 동물행동권 카라는 동물의 권익을 보호하기 위해 활동하는 동물권 단체이다. 주요 활동은 유기동물 지원, 동물 학대 예방 활동이며 이 단체의 대표는 영화감독 임순례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