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인뉴스 권혁중 인턴기자] 2018년 여름, tvn에서 드라마 <아는 와이프>가 방영됐다. <아는 와이프>는 ‘한 번의 선택으로 달라진 현재를 살게 된 운명적인 러브스토리를 그린 드라마’로 많은 사람들의 관심을 받았다. 특히 지성과 한지민의 리얼한 연기가 돋보였다. 이러한 <아는 와이프>는 현실적인 결혼 생활을 보여준다. 아직 어린 내가 완벽히 공감할 수는 없었지만 몇몇 장면은 굉장히 인상적이었다.
주혁의 ‘게임기’
퇴근하고 집으로 돌아온 주혁을 반기는 것은 ‘게임기’뿐이다. 작은 방 속 작은 공간에 있는 게임기가 주혁의 유일한 친구다. 하지만 그마저도 고장나 더 이상 게임을 할 수 없게 된 주혁은 중고로 싸게 파는 게임기를 사게 된다. 힘들게 모은 비상금을 털어 겨우 산 게임기를 우진에게 들키지 않기 위해 몰래 가지고 들어가 숨겼다. 그러나 하늘은 누구의 편인지 바로 다음 날 들키게 된다. 우진은 주혁이 게임기를 산 것에 분노해 바로 고장내버린다. 이로 인해 주혁과 우진은 다툰다. 이 사건이 주혁의 시간 여행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기도 했다.
마냥 어렸다면 우진의 모습에 분노만 했을 것이다. ‘게임기 산 것이 그렇게 잘못한 것인가?’, ‘어차피 자기 돈으로 산 거 아닌가?’라는 생각과 함께 우진을 원망했을 것이다. 그러나 우진은 ‘게임기’에 분노한 것이 아니다. 우진의 어머니도 챙기기 힘든 형편에 게임기를 산 주혁의 모습에 실망했을 것이다.
이는 운명이 바뀐 우진의 행동에서 알 수 있다. 주혁은 다시 우진을 만난다. 그 세상에서의 우진은 주혁의 승진 기념으로 게임기를 선물한다. 이로써 우진이 단순히 게임기에 분노한 것이 아니라는 것을 말한다. 개인적으로 <아는 와이프>는 ‘게임기’를 통해 시작하고 끝나는 것 같다.
주혁과 혜원
주혁은 과거로 돌아가 혜원을 선택한다. 우진을 도와주다 혜원과의 약속 시간에 늦었던 주혁은 선택을 바꿔 혜원과의 약속을 지킨다. 그로 인해 혜원과 결혼하게 된다. 주혁은 혜원과의 결혼 생활을 만끽한다. 자유롭게 게임하고, 더 이상 대중교통이 아닌 차로 출근하고, 한도 없는 신용카드 등 혜원과의 결혼 생활은 우진에게 겁먹은 주혁에게 완벽했다. 그러나 그도 잠시 혜원과 갈등이 생긴다.
주혁은 자신의 집으로 부모님을 초대한다. 이를 몰랐던 혜원은 굉장히 당황하고 주혁과 싸운다. 부모님을 모시는 것에서 혜원과 항상 갈등한다. 어머니가 입원해 병원에 있을 때에도 혜원은 못마땅해 한다. 이에 대해서 전혀 합의점이 생기지 않았고 결국 둘은 이혼한다. 이들의 이혼에서 한 가지 생각이 들었다.
운명은 바꿀 수 없다. 주혁은 우진과 사는 삶이 싫어 혜원을 선택한 것이지만 혜원으로 인해 우진의 소중함을 더 깨달았다. 우진을 괴물로 만든 것이 자신임을 깨달은 주혁은 진심으로 그리워한다. 그렇게 주혁은 다시 우진과 만나고 결혼까지 한다.
주혁, 종후, 상식의 우정
<아는 와이프>는 남녀관계 못지 않게 세 친구의 우정을 잘 보여준다. 주혁과 상식은 대학시절부터 친한 친구였고 주혁과 종후는 사회에서 만난 친구다. 종후와 상식은 주혁을 통해 친해진 것이다. <아는 와이프>가 보여주는 이들의 우정은 굉장히 인상적이다. 친구 그 이상으로 서로를 생각한다. 혜원과 이혼해 갈 곳 없는 주혁을 재워주는 종후, 그런 주혁의 모습을 보고 눈물 흘리는 상식. 이들의 모습에서 진정한 우정을 느꼈다. 또한 사회에서 만난 친구와도 서로를 진심으로 위할 수 있다는 것을 알았다. 요즘같이 각박한 사회에 겁먹은 나에게 세 친구의 우정은 위로가 됐다.
그때 너는 울고싶었구나
그때 너는 위로받고 싶었구나
그때 너는 사무치게 외로웠구나
-아는 와이프 中 차주혁(지성)
드라마 <아는 와이프>는 해피 엔딩이었다. 이제는 서로를 이해한다. 빨래 당번도 정하고 아이들 픽업도 같이 하는 등 서로를 배려하는 결혼 생활을 한다. 특히 마지막 장면에서 주혁과 우진의 대화는 정말 인상적이었다. 언젠간 아이들이 크고, 누군가는 아프고, 그렇게 평범하게 살아갈 날들을 상상하는 장면은 나를 미소짓게 만들었다. 돌고 돌아 결국 다시 만난 우진과 주혁에게 500짜리 동전은 더 이상 필요하지 않을 것 같다는 생각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