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신의 생각은?] 셀럽 어린 자녀들의 '유튜브 데뷔', 육아방송도 모자라
[당신의 생각은?] 셀럽 어린 자녀들의 '유튜브 데뷔', 육아방송도 모자라
  • 박태형 인턴기자
  • 승인 2020.04.09 06:1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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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브 '대박패밀리'에 올라온 이동국 슬하 쌍둥이 자매 설아·수아 영상
"살만 디룩디룩 찌고.. 그러니까 화장을 좀 하고 다녀야겠다"
"옛날엔 진짜 예뻤는데 왜 이렇게 못생겨졌을까"
“예뻐지려면 꼭 참아야 될 게 있다 고통이다" 등

[스타인뉴스 박태형 인턴기자] 육아예능은 어느새 한국의 대표 예능이 되었다.

그 시작은 2013년 MBC의 <아빠! 어디가?>로 당시 많은 인기와 높은 시청률을 기록했으며, 그 해 MBC 연예대상을 차지함과 동시에 육아예능은 한국의 대표 예능으로 우뚝섰다. 

이후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와 SBS <오! 마이 베이비> 등 지상파 방송3사와 케이블에서도 그 유행을 따르기 시작했고, 2020년 현재에도 SBS는 <유아 더 월드>, tvN은 <나의 첫 사회생활>등 신규 방송 중이며, 특히 KBS는 <슈퍼맨이 돌아왔다>를 2013년부터 약 7년간 대표 예능으로 성황리에 방송 중이다. 한편, <슈퍼맨이 돌아왔다>는 최근에도 2019 KBS 연예대상을 수상하는 등 총 5관왕에 오르며 여전한 육아예능의 인기를 입증했다.

초기 육아예능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 MBC <아빠! 어디가?>, SBS <오! 마이 베이비>

연예인 부모들은 보통 '아이들이 성장해가는 소중한 순간들을 기록하고 싶다'라는 이유 등으로 육아예능을 시작하지만, 실상은 그리 아름답지만은 않다는 것을 우리는 안다. 출연하는 아이들의 인기는 높은 시청률로 이어지며, 동시에 아이들은 일약 스타로 오른다. 그리고 이는 결국 프로그램 광고 수익, 아이들이 찍는 광고 수익 등의 돈으로 계산된다.

과연 아이들은 이 사실을 알고 있을까? 그나마도 아이들의 의견이 반영되었을까? 훗날 커서 보면 어떤 심정일까?

정작 당사자는 기억 못하는 자신의 과거가 전국을 넘어 전세계에 매주 방영되었고, 어떤 어른들은 이를 이용해 돈을 벌었음을. 

 

TV 문턱을 넘어서 유튜브까지 진출한 아이들

 

"옛날엔 진짜 예뻤는데 왜 이렇게 못생겨졌을까" “예뻐지려면 꼭 참아야 될 게 있다. 고통이다. (머리가) 당겨서 아파도 예뻐지려면 해야 한다”

KBS <슈퍼맨이 돌아왔다>의 히로인으로 지난 10월 하차한 축구선수 이동국의 8살 쌍둥이 자매 설아·수아가 유튜브에 등장해 나눈 대화다. 이젠 카메라도 익숙한 듯 여유롭다.

가히 충격적이다. 과연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보던 아이들이 맞는 것인가.

필자가 놀란 것은 유튜브에서 설아와 수아가 내뱉은 말이 최소한 우리가 생각하는 8살 꿈나무들의 흔한(?) 대화는 아니란 것이다.

이제는 아이들도 더 이상 순수하지만은 않은 것일까. 아니면 이 역시도 어른들의 꾀임인걸까.

 

◆ 셀럽 어린 자녀의 '유튜브 데뷔', 이동국 슬하 쌍둥이 자매 설아 & 수아

유튜브 채널 ‘대박 패밀리' 수아

지난 5일 축구선수 이동국의 자녀 가운데 두 번째 쌍둥이인 설아와 수아 자매의 유튜브 방송이 공개되었다. 이동국 가족의 유튜브 채널 ‘대박 패밀리’에 출연한 것으로, 어린 자매가 서로 외모를 평가하면서 화장을 하는 모습을 촬영한 모습이 담겨있다.

먼저, 출연한 수아는 “요새 제가 살이 너무 쪄서 고민이다” “옛날에는 진짜 예뻤는데 왜 이렇게 못생겨졌을까” “설아는 맨날 다이어트한다고 운동하고, 저는 밥을 많이 먹어서 살만 뒤룩뒤룩 찌니까 화장을 좀 하고 다녀야 할 것 같다” "제가 그렇게 뚱뚱하냐"며 자신의 외모를 비하하는 등 과거 TV 예능서 보던 그 순수함은 찾아볼 수 없다.

유튜브 채널 ‘대박 패밀리' 설아

설아 역시 “빨리 어른이 돼서 화장하고 싶다. 어른은 자기만 예뻐지려고 한다. 나도 하면 너무 예뻐질까봐 그런가” “예뻐지려면 꼭 참아야 될 게 있다. 고통이다. (머리가) 당겨서 아파도 예뻐지려면 해야 한다”며 8살 꿈나무들의 생각이라기엔 충격적인 대화가 이어진다.

 

다이어트, 미모 등과 같은 지나친 외모지상주의에 빠진, 오직 8살 나이의 설아와 수아의 대화이다.

 

◆ 끝없는 욕심의 어른들, '일상 보여주기'를 넘어 목마른 관심과 논란··· 이제는 어린 아이들까지 이용하나

유튜브의 인기 척도, '구독자'

앞서 본 사진 속 아이들의 충격적인 대화에서 보았듯, 끝없는 어른들의 욕심은 어린 아이들에게  그릇된 가치관만을 심어주는  것은 아닐까.

영상을 시청한 시청자들도 “어린 아이들을 데리고 잘못된 개념을 주입시키고 있다”등 비판 댓글을 수 없이 남겼다. 특히 아이들의 방송 방향을 인지했음에도 이를 강행한 이동국 부부를 향해 비난과 지적이 이어졌다. 또한 외국어로도 자막이 제작돼 해외에도 송출되는 만큼 예능 ‘슈퍼맨이 돌아왔다’로 인지도를 쌓은 이들 가족의 유튜브 영상이 미칠 수 있는 영향이 지대하다는 게 시청자들의 비판 요지였다.

 

역시 무엇보다 제작 과정에 동참했을 부모, 즉 어른들이 이를 방관하고 이용하고 있다는 점이다. 

유튜브 채널 '대박패밀리'

이동국 부부는 지난해 10월 ‘슈퍼맨이 돌아왔다’에서 하차했다. 하차 이유로 “아이들이 방송을 의식하고 가식적인 행동을 하게 될 것을 우려하고, 이것이 정서에도 좋지 않을 것 같아서 촬영을 종료하기로 했다”고 밝혔었다.

그러더니 같은 해, 부부는 12월부터는 간간이 유튜브 채널 ‘대박 패밀리’에 가족의 일상을 다룬 영상을 게시하기 시작했다.

물론 초기 게시됐던 유튜브 영상들은 자녀들의 자연스러운 놀이나 일상생활을 담았기 때문에 별다른 논란이 되지 않는다. 그러나 '유튜브 크리에이터를 꿈꾸는 아이들의 소망'을 이유로 계획적으로 제작된 이후의 게시된 방송은, 대본과 편집을 관리해야 할 부모의 안이한 문제의식으로 밖에 보이지 않는다.

부정적인 피드백이 계속해서 쌓이자 해당 영상은 결국 비공개 처리됐으며, 논란에 대하여 이동국 부부는 아직 어떤 입장도 밝히지 않았다.

한편, 이동국 부부의 자녀뿐만 아니라 대표적으로 방송인 김나영, 가수 별·하하의 자녀 등도 유튜브를 통해 등장하고 있다. 셀럽 2세들의 대규모 '유튜브 데뷔'는 머지 않았다.

 

◆ 기억도 못한 채 평생 '낙인'이 되어버릴 영상들

어느날 성숙한 자아가 형성되어 주변을 둘러보았을 때, 전국민이 자신의 어린시절을 알고 심지어 다시 돌려볼 수 있다는 사실을 안다면 어떤 심정일까.

현재까지도 TV에 방송된 육아예능에서도 방송을 위해 출연 아동을 통제하거나 정서적 학대로 볼 수 있는 상황에 처하게 했다는 점, 아이들의 추억과 교육이 시청률로 정해지고 있다는 등 많은 비판을 받아왔었다. 그런데 그나마 '방송'이라는 불문의 규제가 있어도 이 정도였다는 것이다.

이제는 활동을 유튜브로 옮겨가면서 촬영의 문턱은 낮아지고 수위는 높아질 우려가 있다. 유튜브에는 아직 별다른 가이드라인이나 적절한 시스템이 없는 상태라, 자유로운 규제 속에 댓글과 같은 무차별적인 비난과 수초만에 전세계로 퍼지는 영상의 빠른 전파력 등 논란 발생 시 아이들은 평생 되돌릴 수 없는 상처를 홀로 받아내야만 한다.

그리고 이 '낙인'은 그 아이들을 평생 따라다니게 될 것이다. 정작 자신은 이유를 기억도 못한 채.

가족의 충만한 사랑을 받아도 모자랄 나이에, 이름도 모르는 시청자·구독자의 관심과 사랑은 무엇인가.

부디 필자의 우려가 지나친 예단이었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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