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타인뉴스 양경모 기자] 장성우와 최성민의 명승부가 진정한 씨름의 재미가 무엇인지 보여줬다.
31일 방송된 KBS 2TV '사장님 귀는 당나귀 귀'에서는 천하장사 대회에 출전한 영암군 민속씨름단의 모습이 그려졌다.
이날 김기태 감독은 경기를 앞두고 이만기 교수에게 전화했다. 천하장사의 기를 받기 위해서였다. 이만기는 따뜻한 응원과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김숙, 전현무는 안부도 묻지 않고 기만 받고 끊어버린다며 김기태를 놀렸다.
4강전에서는 장성우 장사와 김동현 장사가 붙었다. 김동현에 대해 김기태는 천하장사 대회에서 유독 강한 선수라고 전했다. 장성우와 김동현은 막상막하의 경기력을 보여줬다. 첫 번째 판은 김동현의 팔이 먼저 땅에 닿았다. 이때 장성우가 일어나지 못했다. 허리에 통증이 있었다. 장성우는 급하게 응급처치를 받은 뒤 다시 모래판에 올랐다. 허리가 아팠지만 두 번째 판도 가져가며 결승에 진출했다. 장성우는 "허리가 아팠는데 아픈 쪽으로 더 틀어버렸다"며 "운 좋게 이겼다"고 말했다.
윤성민 선수를 꺾고 준결승에 오른 최성민 선수는 준결승에서도 승리하며 결승전에서 장성우를 만나게 됐다. 김기태는 "고등학생 신분으로 결승전에 오른 건 정말 최초다"고 말했다. 이만기 역시 "이 친구는 정말 대성할 친구다. 저를 보는 듯한 느낌이 있었다"고 극찬하며 "다음 설날 대회 때 보라"고 활약을 예견했다.
장성우와 최성민의 결승전이 시작됐다. 최성민은 장성우가 샅바를 놓친 사이를 놓치지 않았다. 전년도 챔피언인 장성우의 패배에 해설위원도 놀랐다. 장성우 역시 놀란 눈치였다. 김기태는 "괜찮다. 너 자신을 믿어라"고 자신감을 북돋아 줬다. 장성우는 김기태와 윤정수 코치 덕분에 자신감을 되찾았다. 이만기는 선배와의 대결보다 후배와의 대결이 더 부담된다며 장성우에게 공감했다. 전현무는 강호동과의 대결을 언급해 이만기를 한숨 짓게 했다.
두 번째 판에서는 멋지게 반격하며 균형을 맞췄다. 김기태와 윤정수는 자신감의 중요성을 강조했다. 이만기 역시 장성우가 두 번째 판에서 더욱 자신감을 가지고 경기에 임한 게 승리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관객석에 있는 씨름단 동료들도 큰 목소리로 장성우를 응원했다. 세 번째 판에서는 최성민이 들배지기로 장성우를 넘어뜨렸다. 김기태는 장성우가 들린 것을 처음 봤다며 놀랐다. 이만기는 장성우가 들린 상태로 발버둥을 치면 최성민이 느낀 무게는 400kg 이상이었을 거라며 이를 이겨낸 최성민의 기술과 힘을 극찬했다.
네 번째 판에서 승부가 결정될 수도 있는 상황이었다. 장성우는 시작과 동시에 과감하게 공격하며 또다시 승부를 원점으로 돌렸다. 마지막 한 판만 가져오면 2년 연속 천하장사 자리에 오를 수 있었다. 두 사람 모두 체력이 떨어진 상태였다. 최성민은 장기전 자세를 취한 뒤 밭다리 공격을 했다. 두 사람은 동시에 넘어졌다. 주심은 비디오 판독이 필요하다고 판단했다. 판독 결과 최성민의 무릎이 먼저 땅에 닿았다. 장성우가 2년 연속 천하장사에 오르는 순간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