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철우, "12년 전, 국가대표 소집 기간 중 이상렬에게 폭행 당해"
박철우, "12년 전, 국가대표 소집 기간 중 이상렬에게 폭행 당해"
  • 이상백 기자
  • 승인 2021.02.19 1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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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뉴스 이상백 기자] '학폭' 이슈를 도화선으로 과거 국가대표팀에서 벌어졌던 사건까지 재조명되며 배구계의 폭력 문제가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한국전력 박철우(36)는 18일 OK금융그룹과의 경기에서 3-1로 승리한 뒤 12년전 폭행 사건의 가해자 이상열 KB손해보험 감독을 향해 작심 비판을 쏟아냈다.

박철우는 지난 2009년 국가대표팀 소집 기간 중 당시 코치였던 이상열 감독에게 폭행을 당했다. 박철우는 그 무렵 국가대표팀의 에이스였는데, 훈련 중 '눈빛이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로 얻어맞았다. 박철우는 얼굴과 몸에 붉은 상처가 남아 있는 상태로 기자회견을 열고 이 같은 사실을 세상에 알렸다.

12년이라는 세월이 지난 뒤인 2021년 2월, 이 문제가 다시 수면위로 올라왔다.

OK금융그룹과의 경기 후 박철우는 "이겨서 꼭 인터뷰실에 오고 싶었다"고 운을 뗀 뒤 준비된 이야기를 털어놨다. 박철우의 발언은 경기가 아닌 이상열 감독을 향했다.

이상열 감독은 지난 17일 최근 배구계를 시끄럽게 하고 있는 '학폭 사태'와 관련한 질문을 받은 뒤 "과거 폭력 논란의 중심에 있던 당사자로서 선수들에게 더 잘해주려 노력하고 있다"는 취지의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러자 박철우는 자신의 SNS에 "정말 '피꺼솟'이네. 피가 거꾸로 솟는다는 느낌이 이런 것인가"라는 글을 올려 배경에 궁금증을 일으켰는데, 역시나 대상은 이상열 감독이었다.

박철우는 "아침에 (이상열 감독의)인터뷰 기사를 봤다. 기사를 보고 나니 하루종일 손이 떨렸다. 그 분이 감독이 됐다는 이야기를 들었을 때도 너무 힘들었다. 경기장에서 지나가다, 마주칠 때마다 정말 쉽지 않았다"며 "그래도 조용히 참으면서 지내고 싶었는데 기사를 보니 이건 아니다라는 생각이 들었다"고 거침없이 말했다.

작심발언이었다. 마음먹고 "이대로는 곤란하다" 외친 박철우의 울분과 함께 배구계 폭력 논란이 재점화 되는 분위기다.

배구계가 폭력 사건으로 흔들린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LG화재 감독시절인 2005년 폭행 사실로 6개월 자격 정지를 받았다. 문용관 한국배구연맹(KOVO) 경기운영 실장도 대한항공 감독 당시 폭행으로 3개월 자격정지를 받았다.

박철우가 국가대표팀에서 폭행을 당하고도 벌써 12년이 지났지만 배구계는 여전히 폭력 문제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최근에는 어린 선수들의 학교폭력도 문제가 됐다. 이재영-이다영(이상 흥국생명) 쌍둥이와 송명근, 심경섭(이상 OK금융그룹) 등은 학창시절 폭력 가해자인 것이 드러나며 논란이 됐다. 쌍둥이 자매는 소속팀에서 '무기한' 뛸 수 없게 됐고 송명근과 심경섭은 자발적으로 경기에 출전하지 않겠다고 밝혔다.

사건이 발생할 때마다 배구계는 물론 체육계 전체가 엄정한 대응을 약속했지만 '폭력'을 확실하게 뿌리 뽑지 못했다. 매번 미봉책에 그치고, 가해자가 다시 현장으로 돌아오며 유야무야 되는 일들이 반복됐는데, 이제는 강력한 제재가 있어야한다는 목소리가 커지고 있다.

박철우는 "우리 어릴 때는 운동 선수가 맞는 것이 당연했다. 운동 선수는 당연히 그래야 한다고 생각했다"며 "사랑의 매가 있다지만 그것도 '정도'라는 것이 있다. 프로배구가 언론에 나쁘게 나오는 것이 너무 싫지만, 이번에는 뿌리 뽑아야 한다"고 성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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