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BC '극한데뷔 야생돌' 이대로 괜찮은가
MBC '극한데뷔 야생돌' 이대로 괜찮은가
  • 황하현 인턴기자
  • 승인 2021.10.22 20: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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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타인뉴스 황하현 인턴기자] 지난 9월부터 매주 방송되고 있는 MBC '극한데뷔 야생돌'은 야생에서 펼쳐지는 아이돌 생존 오디션이라는 색다른 포맷을 내세우고 있다. 방영 초반에는 성규, 넬의 김종완, 타이거JK 등의 명품 멘토들의 대거 출연과 독특한 컨셉으로 잠깐 화제성을 가졌다. 그러나 데뷔조가 서서히 결정나고 있는 지금, '야생돌'이라는 차별성을 재미 혹은 매력 포인트로 전환시키지 못할 뿐만 아니라 시청률 또한 첫방송 이후 대폭 떨어진 0~1% 사이를 유지하고 있다.

   최근 '프로듀스 101'와 같은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들과 '강철부대', '가짜사나이' 와 같은 군대 예능이 많은 시청자들에게 사랑을 받고 있어 '극한데뷔 야생돌' 또한 이 두 프로그램들의 요소를 혼합하여 만들어진 것이라 볼 수 있다. 그러나 보트를 타고 노를 젓거나 윗몸일으키기와 같은 체력미션, 팀워크를 무너뜨리는 강제 팀원 트레이드 등은 아이돌과 관련이 있다고 보기 힘들다. 게다가 아이돌이 되기 위한 필수 요소인 댄스, 보컬, 랩의 경우에는 멘토들의 라인업만 훌륭할 뿐 정작 참가자들이 곡을 완성하는 데에는 30분 정도의 시간밖에 주어지지 않기 때문에 참가자들은 시간에 쫓겨 완성도 있는 모습을 보여주지 못한다. 물론 시간 제한에 따라 어느 정도 무대를 완성도 있게 보여주느냐에 참가자들의 실력을 평가할 수도 있겠지만 시청자들이 원하는 것은 흙바닥에서 참가자들이 30분 연습한 무대를 보여주는 것이 아니라 몇 주에 걸쳐 연습한 참가자들의 완성도 있는 무대를 보는 것이다. 44명의 지원자들이 벌써 14명이 된 현재, 제대로 된 무대를 선보인 적은 한 번도 없다. 

   시청률이 증명하고 있는 만큼 야생돌의 화제성은 현저히 적다. '덕질'하기에 가장 좋은 SNS 공간이라고 불리는 '트위터'에서도 야생돌에 관한 트윗은 찾아보기 힘들다. 인피니트 성규와 이달의 소녀 츄 등 MC들의 분량만 모은 편집본 혹은 이미 타 오디션 프로그램에 출연하여 팬층이 있는 참가자들에 관한 이야기만 있을 뿐이다. 지난 2018년 MBC에서 방영되었던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 '언더나인틴' 또한 1%의 시청률에 머물렀으며 데뷔그룹 '원더나인'은 17개월 간의 활동을 했지만 인기를 얻지 못했다. '극한데뷔 야생돌'이 또다시 이러한 길을 걸을지 우려가 되는 바이다.

   다른 예능과는 다르게 오디션 프로그램의 특성상 시청자들의 반응이 많아야 작품 자체의 화제성이 올라가는 법이다. 시청자들의 반응을 이끌어내려면 프로그램은 참가자들의 매력을 잘 보여주어야 한다. 하지만 '극한데뷔 야생돌'은 3회부터 44명 중 28명을 대거 탈락시켰으며 방송 초반에는 참가자들을 번호로 불렀기 때문에 이들은 결국 화면에 얼굴 비추기도 어려운 데다가 이름도 시청자들에게 알리지 못한 채 쓸쓸히 퇴장해야 했다. 현재 데뷔조를 앞두고 있는 16명 참가자들은 이름이 공개되었지만 방송에서는 데뷔를 결정짓는 미션들과 그 미션들을 수행하는 과정들만 살벌하게 보여줄 뿐 참가자들의 일상적인 모습이나 매력, 특기 등을 보여주지 않는다. 즉 시청자들은 16명의 참가자들의 얼굴과 이름을 매치시키고 그들의 캐릭터 혹은 제대로 된 실력을 보기 어렵다. 

   특히 어제(21일) 방송된 2차 팀원 트레이드(팀의 한 명이 다른 팀으로 가는 방식)에서는 참가자들의 절박한 심정을 직접적으로 확인할 수 있었다. 팀점수와 개인점수 최하위권인 A팀은 다른 팀으로 가는 것이 이득이기 때문에 팀원 4명 모두 다른 팀을 가기를 희망했다. 급기야 트레이드 제한 시간이 임박해지자 A팀의 3명은 이름표를 스스로 뜯었으며 심지어 A팀의 이재억은 무릎을 꿇고 두 손을 모아 비는 모습을 보였다. 이때 이재억은 인터뷰를 통해 "이 4명이서 평생 갈 것도 아니고, 팀워크를 이분들과 힘들게 쌓아올릴 이유가 있을까"라고 말했으며 A팀의 팀워크가 산산조각 난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이를 본 시청자들은 이재억이 이기적이다, 저렇게까지 해야 하나 등의 반응을 보였다. 하지만 이러한 행동을 보인 참가자들을 비난할 수는 없다. 실력보다도 중요하다고 볼 수 있는 '팀워크'를 깨뜨린 것은 A팀 팀원들이 아니라 잔인한 오디션 방식이다. 참가자들은 오디션 방식에 따라 자신이 유리한 상황에 놓이기 위해 노력하는 것일 뿐이다. 과연 이 트레이드 미션이 꼭 필요했을지, 더 나아가 팬덤 형성을 위해서 출연자들 각각의 캐릭터와 매력을 최대한 어필해도 화제성을 높일 수 있을지 막막한 상황에서 이러한 눈살을 찌푸리게 되는 모습을 보여주었어야만 했는지 의문이다. 

   해마다 데뷔하는 아이돌은 정말 많지만 대중들의 눈도장을 받고 인기를 얻는 아이돌은 극히 드물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데뷔하기 위해 많은 역경을 겪고 꿈을 향해 달려 나가고 있는 연습생들은 해마다 늘고 있다. 아이돌 오디션 프로그램은 데뷔가 간절한 연습생들이 꿈을 이루고 인생을 역전시킬 수 있는 소중한 기회이다. '극한데뷔 야생돌'은 "정글에서 험난한 연예계에서 사자처럼 강하게 살아남아라!"라는 문구를 내세워 참가자들의 본능적인 매력을 깨우겠다는 기획 의도를 밝혔지만 최종 데뷔가 얼마 남지 않은 지금, 시청자들은 참가자들 개개인의 매력과 실력을 알아보기 힘들다. 앞으로 방영될 회차들을 통해 과연 '극한데뷔 야생돌'은 참가자들뿐만 아니라 프로그램 자체의 매력을 시청자들에게 알릴 수 있을까. 한편 MBC '극한데뷔 야생돌'은 매주 목요일 오후 9시에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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