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연예술은 어떤 점이 특별할까?
공연예술은 어떤 점이 특별할까?
  • 고유진 인턴기자
  • 승인 2022.02.21 19:19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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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연예술장르의 매력
공연예술장르의 매력

문화체육관광부와 예술경영지원센터가 함께 2019년도 발표한 공연예술실태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2018년 기준 한국 국내 공연시장 규모는 2018년 기준 8232억 원으로 성장세를 보임을 알 수 있다. 특히, 뮤지컬 장르는 4000억 원 이상의 규모를 자랑하며 공연예술 장르의 70%를 차지하고 있다. 코로나로 인해 지난 몇 해간 시장이 위축되기는 했으나, 여전히 지속해서 작품을 관람하는 '코어층'이 존재했으며 그들 중 절반 이상은 2~30대 여성이었다. 

한국 공연예술 시장은 인구 대비 큰 편이지만, 동시에 진입장벽이 높은 편이다. 관람자 비율 중 대다수가 소위 말하는, 여러 번 관람하는 회전문 관객이며 많은 사람이 많은 작품을 보는 경향보다는 한 명의 사람이 많은 작품을 관람하는 모습을 자주 찾아볼 수 있다. 공연예술 장르는 서울과 수도권에 집중된 인프라 시설, 비싼 가격, 얻기 힘든 정보 등의 진입장벽으로 일상 속에서 쉽게 즐기기에 부담을 갖는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재밌는 점은, 한번 공연을 보기 시작하는 사람들은 여러 번씩 공연을 보게 된다는 것이다.

이런 관객들은 다양한 작품을 보는 것 뿐만 아니라 한 작품을 여러번 관람하기도 한다. 과연 그들이 여러번 관람하게 만드는, 공연예술만이 갖는 특별한 매력은 무엇일까? 

정세랑 작가의 책 <지구인만큼 지구를 사랑할 순 없어>에는 이런 문장이 등장한다. "덧없이 사라진다 해도 완벽하게 근사한 순간들은 분명히 있다." 목정원 작가의 책 <모국어는 차라리 침묵>에서는 이런 말을 한다. "왜냐하면 공연예술은 시간예술이기 때문이다. 그 존재 방식이 시간에 기대고 있어, 발생하는 동시에 소멸하는 예술. 작품을 다 본 순간 그것은 이미 세상에 없다. 그것은 사라졌다." 공연예술이 가지는 매력은 역설적으로 '사라짐'에 있다. 

내가 오늘 본 공연은 관람하는 동시에 사라진다. 일정한 시간이 되면 각기 다른 공연과 다른 세계가 극장마다 펼쳐지는데, 두시간 남짓한 시간이 지나면 언제 있었냐는 듯이 사라진다. 그날 배우와 스태프, 대본과 음악이 만들어낸 공연은 관객들의 머리와 마음속에만 존재할 뿐 어디서도 찾아볼 수 없다. 그렇기에 특별한 것이다. 오로지 나와 배우, 그 공간 안에 함께 자리한 사람들만이 공유할 수 있는 감정과 감각들이 공연을 볼 때마다 살아나기 때문에 공연을 본 시간보다 더 긴 시간 감상이 남는다. 이 같은 특별한 경험은 다소 비싼 가격이나, 거리의 장벽도 뛰어넘게 만든다.

또한, 매 순간 라이브로 진행되는 공연은 같은 대본으로 같은 배우가 연기해도 이전과 동일할 수 없다. 그날 쌓아 올린 감정선, 극장의 분위기, 추가된 애드리브나 달라진 어미 등 사소한 차이가 모여 전혀 다른 공연을 만들어내기도 한다. 그렇기에 같은 공연이라도 여러 번 반복해서 관람하는 관객들이 생겨나는 것이다. 그들은 같은 텍스트를 여러번 곱씹으며 자신만의 해석을 만들고, 스스로에게 필요한 메시지를 찾아내곤 한다. 매번 다른 감상을 느끼고, 같은 공연을 보고도 개인마다 다른 이야기를 얻어갈 수 있다는 점 역시 공연예술이 가지고 있는 큰 매력 중 하나일 것이다.

시간이 흐름에 따라 공연예술 장르는 상대적으로 우리에게 친숙해졌다. 온라인 중계, 예능 프로그램 출연 등 사람들에게 친근하게 다가가기 위한 많은 방법을 시도하고 있으며 코로나로 인해 위축된 시장의 활성화를 위해 여러 이벤트도 많이 진행하고 있다. 소셜커머스를 통해서 티켓을 저렴하게 구매할 수 있는 행사를 진행하기도 하고, 정해진 기간 동안 할인하는 타임 세일을 진행하는 경우도 많다. 또, 다양한 정보를 제공하는 뉴스레터도 많이 진행되고 있다. 원하는 사람은 무료로 구독해 일주일에 한번씩 연극과 뮤지컬, 클래식 등 관련된 소식을 받아볼 수 있다. 공연예술이 가진 매력과 업계 종사자들의 노력이 합쳐져 사람들의 마음의 문턱이 조금이나마 낮아지길 바라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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